대구에 있는 계성고등학교를 졸업한 후 25년에서 45년 전후의 선후배 20여 명에서 많게는 50여 명이 매년 봄과 가을에 한 번씩 캠핑을 한다. 과거의 즐거웠던, 힘들었던 추억을 기억하며 각자의 삶을 잠시 내려놓고 고등학교 재학 시의 캠핑 느낌으로 돌아간다. 과거를 소환하는 즐거움은 그 나름의 가치가 있지만 그동안 캠핑에서 한 가지 아쉬움이 있었다.
고등학교를 졸업한 후 대원들 각자 열심히 인생을 살아오면서 다양한 도전을 하고 그에 따른 색다른 이야기가 무궁무진한데, 대부분 술자리의 가십거리로 끝났다. 그냥 친교와 추억만 되새김하는 캠핑에서 공식적인 세미나 형식을 빌어 각 자의 삶 속에서 터득한 노하우와 전문성을 공유하면 얼마나 좋을까? 재미난 이야기가 있는 시간을 통해 발표자는 자기의 생각을 한번 정리할 수 있고, 청강자는 생각을 고취하는 의미 있는 시간을 가질 수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으로 간이 세미나 형식의 발표의 장을 제안을 했다. 그 첫 번째 발표를 자청했다.
아래와 같이 사전에 행사를 공지했다.
<2020년 봄 캠핑 외전 세미나>
주제 : 백두대간과 트레킹 스토리
발표 : 구자룡
일시 : 2020.06.13. 20:00-21:00 혹은 20:30-21:30/1시간(발표 45분, 질의응답 15분)
참석대상 : 계성 BSK 대원 및 가족
참가비 : 무료
제공 : 약간의 다과와 캔맥주
방식 : 빔프로젝트로 프레젠테이션(주로 사진과 영상)
장소 : 캠핑장 주변 어둠이 짙은 적당한 곳(추후 공지)
코로나 19 확산으로 4월의 캠핑이 6월로 연기되었고, 비가 올 예정이라는 예보에도 불구하고 강행한 행사였는데, 너무나 좋은 날씨에 즐거운 오후를 보내고 밤이 되어 발표를 준비하는데 비가 내리기 시작했다. 대형 천막으로 장소를 옮겨 쏟아지는 비를 피해 가며, 천막 위로 고인 물을 들어내며, 날아드는 벌레를 쫓으며, "백두대간과 트레킹"에 대해 공유하는 시간을 가졌다. 저녁 비가 오는 캠핑장 천막 안에서의 취중 강연은 새로운 추억을 만들었다.
그동안 백두대간 계성 BSK 원정대(백계)는 2013년 8월부터 2019년 8월까지 6년 동안 총 18회 차에 걸쳐서 320.8km의 대간길을 연인원 93명(대원 13명)이 함께 트레킹 했다. 그 시간과 장소마다 소중한 추억이 있었고, 백두대간이 갖고 있는 역사와 문화와 생태에 대해 함께 고민해 보는 계기가 되었다.
(장거리 트레일로서의 백두대간에 대한 의견은 아래 글 참고)
직업정신(전문 강사)을 발휘하여 LG 미니빔(PH550 모델)을 빌려서 맥북의 키노트로 프레젠테이션을 준비했는데, 강렬한 호응을 얻었다. 전기가 없는 캠핑장이기 때문에 충천식 빔이 필요했고, PH500 모델을 빌렸다. PH550은 열악한 환경에서도 20여 명이 함께 스크린을 보는데 문제가 없었다. 대형 천막이지만 최대로 키울 수 있는 공간이 되지 않아 100인치 스크린을 80인치 정도로 사용한 점은 날씨로 인한 아쉬움이었다.
이런 프로그램을 앞으로 계속하면 좋겠다고 하신 대선배님의 말씀으로 이번 세미나의 성과에 갈음한다. 처음 시도하는 프로그램이라 부족한 점도 있었지만 열렬히 호응해 준 대원들에게 고마움을 표하고 싶다. 발표의 기회를 갖는 것은 전문가에게는 진짜 감사할 일이다. 이런 프로그램을 계속 이어가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각자 특별한 이슈가 있을 것이고, 이를 공유하면 우리의 삶의 질과 폭이 넓어질 것이다.
"배움을 멈추는 사람은 20 대 이든 80 대 이든 누구나 늙은 것이다. 배움을 지속하는 사람은 누구나 젊음을 유지한다." - 헨리 포드
사람마다 모임마다 백두대간 트레킹의 스타일이 있다. 어떤 백두대간 종주 산악회는 매주 하루 혹은 이틀 일정으로 1년 혹은 1년 반 동안 남진 혹은 북진으로 이어서 진행한다. 어떤 사람은 산악 달리기로 14일 만에 주파한다. 백계 대원은 나이나 경험으로 볼 때 위의 두 스타일에 다 적응하기 어려운 사람들이다. 생업으로 시간을 만들기도 어렵고, 체력도 안된다. 특히 우리는 완주에 대한 도전의식이 없다. 단지 백두대간의 역사와 문화와 생태를 함께 고민하면서 즐겁게, 여유 있게, 안전하게 백두대간 트레일을 걷고 느끼고 싶다는 생각이 강하다. 등산과 캠핑 경험은 많았고 어릴 적부터 기획을 하고 계획을 세우는데 익숙하기에 우리 스스로 모든 문제를 해결하는 우리만의 스타일을 만들었다.
백두대간의 주요 산과 구간을 중심으로 1박 2일 혹은 2박 3일 일정으로 자연의 풍광을 즐기며, 사진을 찍으며, 천천히 여유롭게 다니는 포인트 산행이며 일명 백미 대간이라고도 한다. 국립공원 구간에는 대피소가 있기 때문에 대피소를 이용하고, 탈출이 가능한 장거리 구간에는 민박을 하기도 하고, 탈출이 어려운 장거리 구간에서는 백패킹을 하기도 했다. 가능하면 비법정탐방로는 피하고, 백패킹으로 야영을 할 때는 헬기장이나 산판 도로를 선택했다. 백패킹을 할 때는 흔적 남기지 않기(LNT), BPL(Backpacking-Light), 그리고 공정 백패킹 윤리 치침(Fair Backpacking Ethics-FBE)을 준수하고자 노력했다.
공정 백패킹 윤리 치침(Fair Backpacking Ethics-FBE)
1. 동행 인원을 적게 하십시오.
2. 패킹을 가볍게 하십시오.
3. 음식을 줄이십시오.
4. 지역 주민들을 존중하십시오.
5. 지역 경제에 기여하십시오.
6. 지역 환경에 관심을 갖고 보호하십시오.
7. 지역 역사와 문화에 관심을 가져보십시오.
백두대간 트레킹을 하면서 기록으로 남기고 싶은 사진 몇 장을 공유한다.
<지리산>
<덕유산>
<삼도봉-민주지산>
<속리산>
<조령산>
<소백산>
<태백산-함백산>
<금대봉-매봉산>
<두타산-청옥산>
<선자령-매봉>
<오대산>
<설악산>
백두대간 트레킹의 기록과 기억을 더듬어 앞으로 각각의 트레킹 스토리를 적어볼까 한다.
장거리 트레일로서의 백두대간, 그 가치와 브랜딩 방안 (2) | 2025.05.18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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