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용석, 비즈니스 관점으로 꿰뚫은 거의 모든 인공지능, 스마트비즈니스, 2022.
인공지능은 지능의 다양한 문제를 풀어가기 위한 알고리즘의 집합체이자 소프트웨어라 할 수 있다.
인공지능에 대해 거의 모든 것을 다룬 책이다. 그래서 이 책의 장점이 다른 한편으로 단점이 될 수 있다. 인공지능의 역사와 인공지능의 방법을 상세히 알 필요가 높지 않은 사람들은 간단한 흐름 정도만 알아도 된다고 생각한다. 거의 모든 인공지능을 설명하다 보니 절반 정도를 왜 읽고 있는지 모르는 상황이 이어졌다. 독자마다 다르겠지만 나는 파트 5부터 관심 있게 읽었다. 이전에 <AI 상식사전>이란 책을 통해 인공지능에 대한 대강의 이해를 가지고 읽었기 때문에 훨씬 흐름을 따라가지 좋았다.
이 책의 저자는 공학박사로 ICT 관련 현업에서 일을 하신 분이다. 다만 인공지능을 연구한 전문가는 아니라는 생각이 든다. 그럼에도 책에서 다루는 내용과 데이터의 방대함은 엄청나다. 놀라울 따름이다. 다양하게 제시한 숫자에 대해 신뢰할 수 있을까 하는 의문이 들기도 한다. 구체적인 주석이 붙어 있지 않고 책의 말미에 참고문헌으로 일괄 정리되어 역추적이 될 수 없는 구조였기 때문이다. 저자의 이력으로 볼 때 충분히 자료를 수집하고 인용할 수 있는 전문성을 갖춘 분이라 생각되어 의심은 하지 않는다. 다만 나의 습관으로 보면 이런 데이터를 찾고 출처를 밝히는 일에 너무나 많은 시간을 할애했을 것 같았기 때문에 오히려 집필에 방해되지 않았을까 생각하게 된다. 나라면 굳이 그런 데이터를 제시하지 않아도 충분히 설명이 될 것 같았기 때문이다. 예를 들면(p.112), “음성 자동 인식 시스템의 오류율은 1990년대 중반까지 40% 정도를 기록했고, 2000년 무렵에는 20%, 2010년에는 15% 정도까지 줄어들었다.”라는 문장의 숫자에 대해 아무런 출처가 없다. 이런 숫자를 어떻게 믿어야 할까?
그럼에도 불구하고 다른 책이나 문서에서 간과하고 지나갔던 내용 3가지를 이 책을 통해 깊게 고민할 수 있게 된 것은 행운이라고 생각된다. 첫째, 설명가능한 인공지능(explainable AI, XAI)을 알게 되었다. 기호주의 인공지능이 저물고 연결주의 인공지능 방식이 대세가 되면서, 즉 딥러닝 기술이 발전하면서 인공지능은 블랙박스가 되었다. 인공지능이 내린 결론에 대한 이유를 알 수 없게 된 것이다. 개발자조차도 모른다. IBM 왓슨 의사가 인간 의사로부터 왜면을 받고 매각이 된 이유가 바로 암 진단을 내린 결론에 대한 근거를 제시해주지 않기 때문이라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이 책 출간 이후에 나온 최근의 MS Bing의 챗봇 검색서비스에서는 챗GPT를 통해 질문에 답을 하면서 그 답의 출처에 해당하는 url를 제공해 주고 있다. 앞으로 어는 순간 설명의 근거를 정확하게 확인할 수 있는 시대가 될 것으로 보인다.
둘째, 기술의 수직적 통합과 점진적 시장 완성에 대해 알게 되었다. 대표적인 사례로 제시한 테슬라는 이 방식으로 성공해 가고 있다고 한다. 반대로 구글의 웨이모는 한 번에 완전자율주행(레벨 5)을 도전하면서 중간 단계의 사업을 하지 않으면서 적자 누적과 기술 한계로 상당한 어려움에 봉착했다고 한다. 테슬라는 반도체에서부터 완성차까지 갖추고 2단계, 3단계로 시장을 형성하면서 완전한 시장으로 가고자 하는 반면에 구글은 자율주행이란 인공지능만 갖고 완전자율을 목표로 하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한때 비즈니스는 핵심사업만 내부에 갖고 있고 나머지는 아웃소싱하는 트렌드가 있었다. 최근 미국을 중심으로 자국 이익을 극대화하는 정책과 중국의 원재료 수출 규제 등 자유무역체계가 무너지면서 글로벌 SCM이 흐트러졌다. 이에 대한 대응으로 새로운 수직적 통합에 대해 언급하고 있는데 시사하는 바가 크다고 생각한다.
셋째, 인공지능을 기반으로 하는 산업 중에서 자율주행과 휴머노이드 로봇이 가장 크게 성장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지금이 아니라 미래의 시장을 예측하고 있는데 충분히 동의되는 시장이다. 인공지능과 자율주행은 가장 잘 맞는 기술의 진전이 아닐까 생각한다. 전기자동차를 생산하는 테슬라가 그 중심에 있다. 누가 판을 깔고 있는지 보이는 대목이다. 이런 내용을 바탕으로 생각해 보면, 인공지능이 비즈니스 전반에 적용되는 시기는 아직 이르기는 하지만 곧 도래할 미래다. 챗GPT가 촉발한 인공지능의 열풍은 자율주행 산업으로 꽃을 피우게 될 것 같다. 그렇게 되면 자율주행 자동차로 전국을 편하게 여행할 수 있는 그런 세상이 오지 않을까? 개인적으로 휴머노이드 로봇은 거리감이 있어 보인다. 순전히 개인적인 생각이다. 사람 같은 로봇에 대한 저항감(불쾌한 골짜기)이 존재하는 것은 어쩔 수 없는 현실이다.
이 책을 통해 얻은 시사점을 중심으로 비즈니스의 변화를 고민해 본다. 핵심은 패러다임 시프트다. 이 용어가 비즈니스 현장에 유행할 때가 있었다. 1990년대 중후반 비즈니스 환경은 급변했다. 새로운 경영혁신 방법이 등장할 때마다 패러다임 시프트가 중심에 있었다. 퍼스널 컴퓨터가 개인용 책상 위에 하나씩 놓이면서 사무자동화로 생산성 향상을 도모하고 비즈니스 프로세스 리엔지니어링으로 업무프로세스를 혁신함으로써 비즈니스에 패러다임 시프트를 일으켰다. 이제 그리고 앞으로 인공지능으로 다시 한번 패러다임 시프트가 일어나고 있다. 여기에는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이 함께 추진되고 이 모든 근간에 데이터를 기반으로 하는 새로운 시대가 펼쳐질 것으로 보인다. 데이터와 데이터 분석과 인공지능(머신러닝, 딥러닝)을 공부해야 패러다임 시프트에 편승할 수 있을 것이다. 앞으로 세상을 살아가는데 뒤처지지 않기 위해서…
p.58. 최초의 인공지능이라는 용어를 사용한 매카시는 이를 ‘지적인 기계를 만드는 과학과 공학’으로 정의했다. ‘지적인 기계’는 여전히 여백으로 남아 있었지만, 아마도 ‘사람의 지각과 추론, 학습 능력을 모방한 기계’ 정도로 여기지 않았을까?
p.76. 알고리즘은 문제를 해결해 가는 순차적인 과정이나 방법을 도식화한 것을 말한다.
p.76. 인공지능은 지능의 다양한 문제를 풀어가기 위한 알고리즘의 집합체이자 소프트웨어라 할 수 있다.
p.149. 결국 딥러닝 기반 인공지능의 발전은 빅 데이터와 강력한 컴퓨팅 인프라로 만들어진 무대 위에서 벌어지는 ‘알고리즘의 향연’인 셈이다.
p.175. 확실한 것은 구글의 오토 ML(AutoML) 기술이 인공지능의 장벽을 완전히 없애면서 시장의 판도를 바꾸는 게임 체인저가 될 가능성이 높다는 점이다.
p.185. 기술적 성숙도와 시장의 크기를 볼 때, 자율주행은 인공지능 비즈니스의 선두 주자다.
p.268. 데이터를 어떻게 사용할지는 전적으로 데이터를 수집한 기업의 의지에 달려 있다.
p.277. ‘사람과 같은’ 지능을 가졌을 거라는 인공지능에 대한 오해는 바로 여기에서 시작된 것이다. 또한 ‘지능’이나 ‘인지’와 같은 의인화된 표현들은 사람들로 하여금 실제보다 과도한 기대를 품게 하거나 때로 공포를 느끼게 한다.
p.278. ‘기계의 학습’이라는 의인화 과정을 이해하지 못하면 실제로 기계가 사람처럼 학습한다고 생각하기 십상이다. 인공지능의 고도화된 학습 능력은 기계에 대한 막연한 공포감을 가지게 되는 원인이기도 하다.
p.278. 기계에게 있어 학습은 원하는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모델 내부의 파라미터(가중치)를 지속적으로 변화시켜 가는 과정을 의미한다.
p.289. 딥러닝 기술은 초기의 인공지능과는 달리 도출한 결과를 설명하지 못하는 블랙박스다. 예측하고 분류를 해도 왜 그렇게 했는지에 대한 근거를 댈 수 없다. 이 문제는 사실 인공지능을 기반으로 하는 의사 결정에 있어 매우 심각한 상황을 초래할 수 있다. ~ 학계에서는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대안으로 ‘설명 가능 인공지능(XAI, eXplainable AI’ 연구에 집중하고 있다.
p.292. 현재 주력이 된 딥러닝 기반의 협의 인공지능에는 데이터의 연간관계만을 학습할 뿐 지식의 많은 부분을 차지하는 인과관계는 전혀 알 수 없다. 또한 지식 체계라는 것도 전혀 존재하지 않는다.
p.388. 인공지능을 도입해도 생산성 향상에 얼마나 도움이 될지 현재로서는 예측하기 어렵다.
p.389. 인공지능 비즈니스에는 상대적으로 높은 진입 장벽이 존재한다.
p.402. 인공지능 비즈니스에서 규모의 경제를 이룰 수 있는 가장 큰 두 개의 시장이 형성되고 있다. 바로 자율주행과 휴머노이드 로봇이다.
p.403. 시장을 일단 선점하고, 단계적으로 기술을 완성시켜 나가는 전략은 인공지능 비즈니스에 상당히 효과적으로 보인다.
p.409. 불필요한 영역까지 과도하게 인공지능을 도입하는 것은 결코 바람직하지 않을 것이다. 전통적인 자동화 기술이나 일반 통계적인 접근만으로도 해결할 수 있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인공지능은 결코 ‘전가의 보도’가 아니라는 사실을 기억할 필요가 있다.
p.413. 인공지능은 기본적으로 소프트웨어다. 인공지능 기술은 디바이스와의 결합을 통해 그 가치를 더 크게 발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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